떠나 보내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것
어렵게 산 옷 두 벌을
오늘 백화점에 가서 환불 받았다.
적지않은 돈을 주고 샀는데
과연 그 만한 값어치가 있는지
내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
도무지 확신이 들지않아
며칠을 고민하다 그리하였다.
매장에 들러 환불을 요구하자
한 곳에서는 두말없이 처리해 주었고
한 곳에서는 다소 불친절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
어쨌든 돈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.
그런데
품 안에 있던 물건을 돌려주고 나자
비로소 그 옷이 내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가
선명해 지더라
한 옷은 그러고 나서 다시 생각이 나지 않았고
한 옷은 내내 눈에 밟혔다.
어떤 게 정말 내가 원하고 필요한 것인지
떠나 보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던 것이다.
항상 그렇지만
옷이야 또 가서 사오면 그만이지만
사람은 그럴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.